약국에서 피임약을 안 판다고? 그럼 어디에서 사야 해? 일본에서 피임약 사는 법!

  • How to
  • 문화
  • 일본에서 살고있거나, 여행을 와서 성관계를 맺으려 했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일본은 콘돔을 제외한 다른 피임도구를 찾기 어려운 나라다. 여행자라면 미리 피임약을 챙기면 되지만, 일본에서 사는 입장이라면 조금 곤란하다. 특히나, 피임은 해야 하나 콘돔은 사용하기 싫은 커플에게 있어서 말이다.
    콘돔은 피임에 있어 가장 편리한 도구지만, 찢어지는 경우를 포함해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고, 또 피임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리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서 먹는 경우도 많으니 피임약은 많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28일씩 먹는 경구피임약은 약국에서 처방전없이 살 수 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피임약을 사는 데에 대한 부담도 없다. 단, 사후피임약인 경우에는 처방전없이는 살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View this post on Instagram

     

    A post shared by 고약사 (유튜버 약사가들려주는 약이야기) (@yakstory119) on


    제일 처음 일본에서 피임약을 사려고 했을때를 기억한다. 일본어로 몇마디 할 수 없을 때였는데, 번역기를 돌려가며 더듬더듬 약사에게 피임약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이 곳에는 없어.” 였다.
    내가 찾았던 것은 사후피임약이 아닌 경구피임약이었으므로, 그럴리가 없다고, 내가 잘못 들었을 것이라고, 아니, 내가 내 뜻을 잘 못 전달했을 것이라고 부정하며 근처에 약국이라는 약국은 다 찾아다녔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모두 똑같았다. 일본은, 28일짜리 경구피임약이든 사후피임약이든 처방전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다. 반드시 진료소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은 다음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가야 하며, 피임약은 건강보험에 속하지 않는다.
    이 얘기를 듣고 나서 나는 화가 났었다. 건강보험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때문이 아닌, 경구피임약조차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사실에.
    사후피임약은 그렇다쳐도 경구피임약마저 말인가?
    이는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것이며, 피임을 할 권리를 뺏은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으나, 이제 이에 대해 화를 내지는 않는다.
    나는 내 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살고 있고, 이들에게 나는 이방인일뿐이니 그들이 나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기는 만무하고 (특히나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 일본에서), 혼자 화내봐야 나만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이방인들이 당황하지 않고 피임약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그대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일본의 피임약은 피루(ピル_ 영어로 피임약이 birth control pills이라고 하고 경구피임약을 Oral contraceptive pill이라고 하니, “약”이라는 영어 “pill”에서 따왔다고 생각한다.)라고 하는데, 한 통에 3,000엔(한화 32,000원)에서 4,000엔(한화 43,000원) 정도다. 진료소에서 임신 여부를 테스트한다면, 총 10,000엔 (한화 107,000원)정도 들 것이며, 경구피임약이 아닌 사후피임약이라면 15,000엔(한화 160,000원)에서 20,000엔(한화 215,000원)정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사후피임약을 원하는 경우는 진료소에서 「モーニングアフターピルをお願いします(모-닝그 아후타- 피루 오네가이시마스)」라고 말하도록 하자. 도쿄같은 경우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있는 경우가 많고, 운이 좋으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일본어를 전혀 모른다고 진료소에 가지 않아 일을 크게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피임약의 종류

     

    View this post on Instagram

     

    A post shared by w*:) (@kaza353k) on


    피임약은 에스트로겐의 함량에 따라 구분하는데, 50㎍이상은 고용량, 50㎍은 중용량, 50㎍이하는 저용량이라고 구분한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피임약은 보통 30~40㎍인데, 30㎍이하는 초저용량으로 구분된다.

    현재, 일본의 많은 진료소에서는 부작용이 적은 에스트로겐 저용량 혹은 초저용량의 피임약만을 처방해주고 있다. 또한 개발 시기에 따라 1세대에서 4세대까지 나뉘기도 하는데, 1세대인 경우 약이 너무 독해 임신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으니, 복용을 결정할 때는 신중을 기하도록 하자.

    일본에서 팔리고 있는 피임약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プラノバール (프라노 바-르)」는 생리주기 조절과 부정출혈을 멎게 하는데 쓰인다. 물론, 사후 피임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ソフィアA (소피아 에이)」는 「プラノバール」와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에스트로겐 함량이 「プラノバール」보다 적어 몸이 받는 부담이 비교적 적다.
    1세대인 「マーベロン (마-베론)」나 「ファボワール(파보와-르)」는 21정 입, 혹은 28정 입으로 나뉘고 「ルナベルLD(루나베르 엘 디)」는 21정 입밖에 없는데, 생리가 정상적으로 오지 않는 분들에게 처방해주는 경우가 있다.
    3세대인 「トリキュラー (토리큐라-)」,「アンジュ(안쥬)」,「ラベルフィーユ(라베르휘-유」는 21정 입, 28정 입으로 나뉜다. 「シンフェーズ(신페-즈)」같은 경우는 28정 입밖에 없다.
    초저용량인 피임약으로는 「ヤーズ (야-즈)」이나 「ヤーズフレックス (야-즈 프렛크스)」가 있는데, 「ヤーズ」는 네 알의 영양제가 포함되어 있고, 「ヤーズフレックス」는 제일 길어 120일밖에 복용하지 못하고 출혈시 4일가량 복용을 멈추어야하는등 조건이 붙으므로, 자신의 정황에 맞게 처방받으면 된다. 「ルナベルULD (루나베르 유엘디)」는 성분을 따져볼때는 피임효과가 있다지만, 그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으므로, 주의하는편이 좋다.

    진료받으러 가면

    다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진료를 받으러 갈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체류카드(여행자인 경우는 여권)와 건강보험증이다. (건강보험증이 있다면 체류카드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진료소마다 다르므로 준비해두는 편이 좋다.)
    처음 방문하는 경우, 체류카드와 건강보험증을 요구 하고,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해달라고 할 것이다. 같은 진료소에 두번째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첫번째 방문에서 받은 진찰권을 가지고 가면 된다. 건강보험증은, 달마다 갱신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항상 챙기도록 하자.
    다시 화제로 돌아와서, 알레르기나 복용하고 있는 약 등 간단한 설문지에 답하고 나면 진찰받을 순서를 기다리면 된다.
    의사는 간단하게 증상을 물어볼것이다. 피임에 실패했다든지, 생리가 불규칙하다든지 정확한 증상 혹은 이유를 대답하면 된다. 그리고 나서는 제일 마지막 성관계가 언제였는지, 제일 마지막 생리는 언제였는지에 대해 물을 것이며, 피임약에 대해 질문할 지도 모른다.

    간단한 진단이 끝나면 처방전과 함께 복용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해 알려줄 것이다.
    진료의 마지막에 당신의 이름, 생년월일 등을 적은 뒤, 피임약 복용에 대해 본인이 원하는 일이며, 피임약의 부작용에 대해 책임지는 것을 동의한다는 서류에 사인하게 할 것이다. 사인을 거부하는 경우, 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없다.
    진료소에서 처방전을 받은 다음, 가장 가까운 약국에서 약을 살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리셉션에서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View this post on Instagram

     

    A post shared by 베플 (@babyplan_bestplan) on


    사후피임약은 한달에 한번 이상 복용이 불가하다. 사후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함량이 매우 높아 바로 자궁내막을 허물어 버리며 피임시키는 것이므로, 몸에 상당한 무리가 간다. 정량보다 더 많은 양을 복용했을 경우 자궁등에 엄청난 무리가 가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경구피임약은 대체로 한달치밖에 처방해주지 않는다. 그 말인즉, 지속적으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려 하는 경우, 매달마다 진료소에 방문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급하다고 아무 진료소나 들어가지 말고, 한시간정도만 투자하며 보다 좋은 진료소를 찾도록 하자.

    추신

     

    View this post on Instagram

     

    A post shared by momo (@momoyes06) on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 비타민을 함께 복용해주는 편이 좋다.
    피임약을 복용할 때에는 드러그 머거 현상이 일어난다. 드러그 머거 (Drug mugger)란, 복용하는 약물이 오히려 인체 필수 영양소를 고갈시키는 현상이다.
    피임약을 복용함으로 하여 생기는 드러그 머거 현상은 비타민 부족인데, 비타민B1, B2, B3, B6, B9, B12, C, 아연, 비오틴, 마그네슘, 셀레늄 등이다.
    비타민 B9는 엽산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임신준비를 하면서 빼놓지 말아야 하는 그 성분이다. 엽산이 부족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이나 유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니, 종합비타민을 챙겨먹는 편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