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도 못하는 지금, 일본인은 어떻게 사과하는 걸까? 일본에서의 사과는 일본인의 방식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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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시대극을 보노라면, “주군께서 죽으라 명하셨으니, 따르겠습니다!”라며 할복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곤 한다. 고대에는 (어쩌면 근대에도) 할복이야말로 성심성의껏 사과하며 자신의 절개를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시대에 할복을 하는 것은 미련한 자살법이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일본인들은 어떻게 사과하는 걸까?배를 가르는 성의를 상대에게 보여줄 수 밖에!

    배를 가를 수 없다고?! 그럼 다른 배를 갈라야지!


    <가정부 미타> (家政婦三田, 2011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로, 우리나라에서는 <수상한 가정부>로 리메이크 되었다.)를 본 이라면, 마츠시마 나나코가 연기한 미타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모나카(最中’もなか’)라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모나카는 일본 전통 간식으로, 찹쌀로 만든 얇게 구운 과자 사이에 달달한 팥소를 넣어 만드는 화과자이다. 도쿄 신바시 지역에 오래된 화과자 가게 “신쇼우도(新正堂)”가 있는데, 어느덧 3대째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베스트 셀러는 모나카인데, 소를 듬뿍 넣어 과자 사이가 벌어지게 만들었으며, “할복 모나카”라는 이름을 달아 판매하고 있다. 이 이름을 지을 때, 주인의 지인 119명중 118명이 듣기 거북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는데, 뜻밖에 그 이름으로 하여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할복 모나카가 유명해진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한 몫했다. 가게가 위치한 신바시는 샐러리맨이 많은 지역인데, 한 번은 한 은행원이 숫자를 잘 못 봐서 고객에게 실례를 끼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할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할복 모나카를 사서 고객에게 사과의 의미로 보냈고, 고객은 할복 모나카를 보고 재밌다며 실수도 웃어 넘겼다는 일화가 있다. 이로부터, 할복 모나카는 사과를 위해서 꼭 사야 할 물건이 되었다. 이 가게의 모나카 매출량은 일일 4,000개 정도로, 연말연시에는 최대 7,000개까지도 팔리고 있다.


    가게 주인은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으로, 할복 모나카 말고도 “대박 모나카”(景気上昇最中, 직역하면 경기 상승 모나카 이지만, 대박나라는 뜻이므로 의역함) 를 판매하고 있는데, 일본의 옛날 금화(금괴에 가깝지만) 모양으로 만들어 말 그대로 대박을 기원하고 있다.
    “신쇼우도(新正堂)”
    할복 모나카 (10개 입)
    가격 (소비세 포함) 2,689엔

    대박 모나카 (9개 입)
    가격 (소비세 포함) 1,960엔

    공식 사이트 * 일어 한정

    무겁게 들고 가볍게 내려 둘 수 있도록


    사과를 할 때에는 자신의 성의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 선물에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인들이 추천 하는 것은, 역시 오래 된 가게인 “토라야(とらや)”의 양갱이다. 양갱은 작지만 무겁기로 유명하고, 또한 토라야의 양갱은 유명하고 비싸므로 사죄하기에 제격이다. 사죄의 정도는 양갱의 양으로 표시되는데, 3,000엔에서 20,00엔 사이로 개인이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대이다. 이 “무겁게” 들고 가서, 가볍게 조심스레 내려 놔야 한다. 큰 일은 작게, 작은 일은 없어지도록.

    “토라야(とらや)”
    소형 양갱 (18개 입)
    가격 (세금 미포함) 4,520엔

    공식 사이트 * 일어 한정


    젤리 또한 양갱과 마찬가지로 환영받는 사과 선물이다. 당연히 하리보처럼 싼 젤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신선한 과일로 만든 고급 젤리를 뜻하는 것인데, 추천하는 가게는 쿄바시의 “센비키야(千疋屋)”로, 딸기, 포토, 감귤, 자몽등이 있으며 계절에 따라 변하는 복숭아 같은 메뉴도 있으니 사기전에 확인하시기 바란다.

    “센비키야(千疋屋)”
    과일 젤리 (15개 입)
    가격 (세금 포함) 5,400엔

    공식 사이트 * 일어 한정

    외국계 회사에 보낼때는 양과자를!


    일본에 있는 회사라도 모두 다 화과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선물을 보내야 하는 상대가 외국기업 혹은 다국적기업이라면 양과자를 추천한다. 양과자는 서양에서 흘러 들어온 것, 예를 들면 쿠키, 캔디, 케익 등등이다.
    1624년에 창업하여 400년 가까이 이어져온 가게 “후쿠사야(福砂屋)”에서 판매하는 카스테라는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서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전설적인 제품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에 제격이다.

    “후쿠사야(福砂屋)”
    후쿠사 큐브 (9개 입)
    가격 (세금 미포함) 2,400엔

    공식 사이트 * 일어 한정

    제대로 된 먹거리를 보내는 것 만큼 깔끔하고 정중한 사과는 없다. 일본에서 사과는 일본인의 방식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