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한, 야동에만 있는게 아니다?! 치한을 만났을 때는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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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야동 시리즈에는 여러가지 있지만, 치한 시리즈는 일본 야동을 대표하는 시리즈 중 하나일것이다.
    내가 당하기 전까지는, 치한이라는 것은 그저 야동의 한가지라고, 실제로 그리 대담하게 성추행 혹은 성폭행 하는 자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컨셉 잡고 찍은 야동일 뿐이라고. 그뿐이라고.

    하지만 그 일이, 상상도 못한 일이 내게 일어났다.
    작은 키도 아니고 여리여리한 체격이 아니기에 설마 내가 성추행에 노출 될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던 내게 말이다.

    그날 아침은…

    그 날은, 평소보다 늦게 깨 급히 노선을 바꿨다. 평소에 타던 노선이 아니라 소부센(総武線) 쾌속을 타게됐다.
    소부센은 일본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노선이기에 평소에 잘 이용하지 않는데, 평소 이용하던 노선보다 20분가량 시간이 절약되므로 어쩔수 없이 소부센을 이용하게 되었다.

    나는 노약자석 앞에 섰는데, 사람들이 많아 가방을 몸 앞쪽으로 두었다. 가방의 무게가 버겁기도 하고 팔을 아래로 두면 손잡이를 둘 수가 없었기에 한 팔은 위로 뻗어 손잡이를 잡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폰을 잡고 내가 앞으로 멘 가방위에 두었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오르고, 내 뒤쪽에도 누군가가 바짝 붙어섰다.
    무언가가 내 등 아랫쪽과 엉덩이에 닿기에 나는 당연히, 내 뒤쪽에 선 누군가의 가방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많으니, 나처럼 가방을 앞으로 멨겠거니 했다.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좌우로 (노약자석을 향해 섰으니, 내게는 앞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 뒤에 바짝 붙은 사람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흔들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전차의 흔들림이 잠잠해졌으나 내 뒷쪽의 흔들림은 점점 빨라졌다. 그랬다. 전철이 흔들려서가 아니라 내 뒷쪽에서 허리짓을 하는 것이었다.
    그 것을 깨닫자 마자, 아니, 얼마나 굶주렸으면 가방 뒤에서 자위를 하나 짜증나게 정말.. 이었다.
    움직일 자리가 없었지만, 엉덩이를 앞으로 살짝 빼보았다. 내 엉덩이를 때리는 그 가방에 조금이라도 닿기 싫었기에. 하지만 그 “가방”은 금세 따라 붙었다. 가방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몸 그 자체였다.
    설마 자신의 사타구니를 내 엉덩이에 붙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터라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대로 소리를 지를까? 치한이라고 소리를 지르면 누군가가 나를 도와 줄까? 아니면 그 다음 역에 그대로 내려버릴까? 이 사람 신고는 어떻게 하지? 신고하면 증거는 어떻게 제출해? 이 사람을 어떻게 잡아두지? 경찰한테 설명은 어떻게 하지? 경찰이 내 말을 믿어줄까? 나는 아직 이런 설명이 일본어로 안 되는데, 이 사람이 말을 엄청 잘해서 내 말이 안 통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리는 팽글팽글 돌아가는데 몸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놀라서 얼기도 했지만, 물리적으로 몸을 뒤틀 공간조차 없었기에. 열심히 굴리던 머리는 그 사람이 다시 허리짓을 함과 동시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어떡하지? 어떡해야 해? 라는 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차는 다음 역에 도착했고, 나는 드디어 해방이라며 빠져나가고 다시 채워지는 사람에 안도했다. 인파에 밀려 내 뒤에 바짝 붙었던 성추행범은 옆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다음 전차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고, 치한도 멀어졌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갈아타지 않았던게 화근이었다.

    이제 5분이면 내가 내릴 역에 도착하니까. 라며 위안하던 찰나, 무엇인가가 내 엉덩이에 닿았다. 손인지 성기인지 모를 단단한 것이. 여전히 그 것이 손인지 성기인지 같은 치한인지 모르겠다.
    그 것은 힘을 줘서 꾹 누르다 힘을 풀고 물러났다를 반복하며 내 엉덩이 중심으로 옮겨갔다.
    바지위에서 항문근처를 꾸욱꾸욱 누르는 그 것에 나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손이라면 언제 옷 속에 침입할 지 모르는 것이고, 만약 성기라면 정액이나 쿠퍼액이 옷에 그대로 묻을까 말이다.

    그 긴장감은 역에 내릴때까지 계속되었다.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공간이 조금 생겼으므로 그 사람을 잡고 내리려고 돌아봤을때 그 곳에는 정말, 너무도 평범하게 생긴,체크 남방을 입은 할아버지가 서있었다. 평범하고 인자할 것 같은, 외적으로는 완벽한 지성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서있었기에 그런 사람이 치한이라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할 말을 잊고 머뭇거리는 사이 나는 인파에 떠밀려 전차 밖으로 “뱉어졌다”.

    솔직히, 길지는 않아도 짧지도 않은 기간 살아오면서, 강단있고 똑 부러진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치한을, 성추행범을 놓아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평소에는 성추행 피해자들이 어째서 강하게 밀어붙이며 신고하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내가 당하니 그럴 수가 없었다.

    나처럼, 그럴리가 없다고 나는 다를거라고 확신하는 분들, 혹은 치한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모르는 분들, 마지막으로 억울하게 치한으로 몰린 분들께 이 글을 바친다.

    치한을 만났을 때

    경시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약 1750건의 성추행이 일어났으며, 30%가 아침 7시에서 9시 사이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아침 통근시간대인 러시아워다.
    좁고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멈추도록 할 방법들을 소개한다.

    셀카모드로 사진을 찍는다

    이 방법은, 내 얘기를 들은 회사 동료들이 추천해준 방법이다. 소리가 들려도 좋고, 안 들려도 좋다. 일단 치한에게 내가 너를 찍고 있음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셀카모드로 카메라를 돌려 찍으면 내 뒤에 바짝 선 치한의 모습을 찍을 수 있고, 신고를 할때 쓰기에도 좋고,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일단 치한의 성추행을 멈추도록 할 수 있을것이다.
    몰래몰래 만지는 주제에 카메라로 찍는 데도 계속 만질만큼 대담한 놈은 적을테니.

    안전핀으로 찌른다

    트위터에서 “보건 선생님으로부터 ‘치한을 만나면 찔러버려’라며 안전핀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확산되면서 찬반 논란이 일었었다. 찌르는 것까지는 좋지만, 문제는 이것이 상해죄로 되지는 않을지, 혹은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그러다보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안전핀보다는 안전하지만, 상해죄를 일으킬 염려는 없는 이런 굿즈도 유용하다. 피가 나지는 않더라도 엄청 아프기는 할테니.

    배지를 단다

    立ち上がれJK (일어서, 여고생)에서 만든 배지로 “私たちは泣き寝入りしません” (우리들은 울면서 잠들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철컹철컹을 의미하는 수갑이 찍혀있다. 문구는 같지만, 문양은 많이 있다. 처음에는 한정된 곳에서만 팔았지만,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배지가 되었다.
    立ち上がれJK에 의하면 이 배지를 달고부터 성추행을 더이상 당하지 않는다는 후기가 적지않게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도장찍기

    이 도장은 블랙 라이트(이 제품은 자외선)로 비춰야 보이는 도장으로, 블랙 라이트가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열쇠고리나 가방 지퍼에 달고 다니다 나쁜 손에 도장을 찍어버리면 범인은 일단 당황해서 행동을 멈출것이다.
    만약 그 사람을 경찰에 넘길 생각이라면 역무원이 있는 역에서 소리지르는 편이 좋다. 전차안에 있는 일반인들은 당신이 소리지른다고 해도, 도와줄 방법도 이유도 없을테니.

    나는 치한이 아닌데

    치한이 아닌데 치한으로 몰릴까봐 겁난다면, 누명을 방지하는 앱을 이용해도 좋다. 이 앱은 손목에 카메라를 달아 앱과 연동하면 내 손목이 어디로 움직이는 지를 카메라로 찍어 앱에 전송하므로 무죄입증에 유리하다.

    혹은, 무고함에도 불구하고 치한이라는 누명을 썼을때를 대비한 보험을 들수도 있다. 이 보험은 당신이 치한으로 몰렸을때 전화하면 변호사를 출동시켜준다.

    한 변호사가 방송에 나와서 “치한으로 몰리면 도망쳐라”고 얘기한 뒤, 치한으로 지목당하면 도망가는 남자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치한이라는 범죄 특성상, 전차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역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만큼 도망칠데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철도로 뛰어들어 인명사고가 나기도 한다. 선로에 뛰어드는것 만큼 미련한 일도 없다.

    여성전용칸이 만들어진 뒤, 무고하게 치한으로 모는 여자들이 무섭다며 남성전용칸을 만들어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소수에 불과한 범죄자들에 의해 다수가 억울함을 당하는 이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