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린 슈리성, 재만 남은 세계 유산, 무너져내린 오키나와 류큐왕국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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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할로윈인 10월 31일, 오늘. 아침부터 일본은 슬프고 아픈 소식을 뉴스로 보도했다.
    슈리성(首里城), 오키나와의 상징적인 건축물이자, 류큐왕국의 상징이며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 궁전이 화마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내리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날이 밝기도 전, 어둠속을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대낮처럼 환히 밝혔고, 화재 진압은 쉽게 되지 않았으며 목조 건물의 특성상 불은 쉽게 옮겨 붙으며 점점 더 활활 타올랐다.

    오키나와 현민들은 커다란 불길에 슈리성 근처의 연못인 류우탄(龍潭)에 삼삼오오 모여들어 잡히지 않는 불길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슈리성이란?

    슈리성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일단, 류큐왕국에 대해 알아야 한다.
    오키나와(沖縄)는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현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같은 느낌의 휴양지이며 관광지이다. 1879년 일본의 침략을 받아 현재는 일본에 속해있지만, 450년간 류큐왕국이라는 독립된 나라로 존재했었다.

    슈리성은, 류큐왕국의 도읍지였던 슈리 – 현 나하(那覇)의 동부에 있는 지역-에 지어진 유적이며 슈리성 세이덴(正殿, 정전)을 포함한 여러 유적을 포함하고 있다.
    슈리성은 류큐왕국의 정치, 외교, 문화 중심지로서 그 위용을 자랑했으며, 세이덴은 류큐 왕국 최대의 건조물이다. 세이덴은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경복궁의 근정전인데, 한마디로 국왕이 업무를 보던 곳으로, 중국과 일본의 양식이 함께 공존하는 특이한 유적이다. 이는,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해상로에 위치하며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문화적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것으로 사려된다.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적으로 등재되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화재에 전소?

    화재는 31일 새벽에 시작되어 같은 날 오후 1시 30분 경 진압되었다. 화재로 인해 소실된 건축물은 도합 일곱개로, 다음와 같다.

    호신몬(奉神門) : 궁 바로 앞에 세워져있던 문. 경복궁으로 치자면 광화문.

    세이덴(正殿) : 직역하자면 정전으로,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국왕이 업무를 보는 등 공간이었다.

    호쿠덴(北殿) : 직역하면 북전으로, 왕부의 행정시설로 기능했고, 오키나와 정상회담의 만찬회에 이용되기도 했다。

    난덴(南殿): 직역하면 남전으로 일본풍 의식이 거행되던 곳이다.

    쇼인(書院)과 사스노마(鎖之間) : 쇼인은 국왕이 일상적인 집무를 보던 건물이며, 또한 중국 황제의 사자를 초대해 접대를 하기도 한 곳이다. 사스노마는 왕자의 대기실로, 여러 관리를 불러 간담을 나누기도 하는 곳이었다. 현재 사스노마는 당시의 손님이 접대를 받은 것처럼, 류큐의 다과로 접대를 받아보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구가니우둔(黄金御殿) : 직역하면 황금어전으로, 구가니우둔은 국왕과 왕비, 왕모의 사적인 공간으로 2층에는 거실과 침실이 있었다.

    니케이우둔(二階御殿): 직역하면 이층어전으로, 국왕의 일상적인 거실이나 침실로 사용되었으며 주된 방은 2층에 있었다고 한다. 구가니우둔과 연결되어 있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자세하게 모르나, 불길은 슈리성 세이덴 내부에서 시작된것으로 보고 있다. 나하소방서에 의하면, 11월 2일, 3일에 개최되는 슈리성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업자들이 31일 새벽 1시를 넘긴 시간까지 기재를 설치하는 등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해 화재의 원인을 진일보 조사할 예정이다.

    슈리성은 무기한 폐쇄에 들어갔으므로 슈리성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분들은 공식 사이트에서 해당 뉴스를 확인하시기 바란다.